요즘 두바이 쫀득 쿠키가 난리다.
카페는 물론 일반 음식점에서도 두바이 쫀득 쿠키 세트를 판매하고,
헌혈의 집에서도 헌혈 기념품으로 두바이 쫀득 쿠키를 주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비싼 원재료로 인해 두바이 쫀득 쿠키 자체의 값이 너무 비싸 서민은 사먹기 힘든 디저트다.
지갑 사정이 여유롭더라도 항상 시간이 부족한 자영업자는 다른 카페에 오픈런을 시도 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그렇다면 내가 한 번 만들어보지 뭐.
작년 말에 야매로 만들었던 레시피를 공유해보려고 한다.
이 레시피는 전문적인 베이킹 레시피가 아닌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것을 기록한 것을 밝힌다.
두바이 쫀득 쿠키 재료 구입
나의 가장 큰 장점은 추진력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두바이 쫀득 쿠키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순간 바로 쿠팡에서 재료들을 시켰다.
항상 돈이 없는 자영업자이기에 수작업을 감안한 재료 선정이었다.
- 피스타치오 원물(껍질 있는 것), 버미첼리(카다이프면 대체), 무염버터, 화이트 초콜릿, 카카오 파우더, 마시멜로우
돈이 없는 것도 서러운데 여기서 실수 아닌 실수를 했다.
당연히 지갑 사정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피스타치오와 버터, 화이트 초콜릿 등 비싼 재료를 사느라 예산이 부족했던 나는 한 치의 의심도 없이 값싼 바베큐용 마시멜로를 구매했던 것이다.
모든 재료가 다 배송이 된 후에 알았다. 바베큐용 마시멜로를 사용하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하지만 다년 간의 야매 베이킹으로 다져진 실력으로 성공시켜보리라 다짐했다.
(일반 마시멜로는 이미 값이 너무 오른 상태라 구매하기 부담되었다는 후문도 있다.)
두바이 쫀득 쿠키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간이 많았던 나는 100% 수작업으로 피스타치오 껍질을 깠다.
방가방가 햄토리는 항상 이런 일을 해왔던 것일까?
200그램의 피스타치오가 껍질을 다 벗고 나니 100그램이 되어버렸다.
오늘도 나는 베이킹을 통해 인생의 이치를 깨닫고 있는 중이다.
돈을 많이 벌어서 다음에는 두바이 쫀득 쿠키같은 건 돈 주고 사먹어야지.
헐벗은 피스타치오를 후라이팬에 볶아줬다. 고소한 풍미를 올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전 식사 때 치킨너겟을 구워먹어서인지 피스타치오에서 은은한 치킨 너겟향이 풍기는 건
내 착각이라고 믿고 싶다.
한 김 식은 피스타치오를 올리브오일, 물, 설탕과 함께 믹서기에 갈아주었다.
계량은 하지 않았다. 대신 가는 과정에서 ’이거 맞아?‘라는 생각을 500번 정도 했다.
다음부터는 처음부터 계량을 하겠다는 교훈과 함께 얼레벌레 스프레드가 완성되었다.
화이트 초콜릿 30그램을 중탕하고 대락 두 주먹의 버니첼리면과 섞어주고 동그랗게 굴려 당장 냉장고로 직행.
믹서기에서 고생한 스프레드에게 잠시동안의 휴식을 주었다.
두바이 쫀득 쿠키에 바베큐용 마시멜로 사용하기
애써 외면해왔던 문제를 해결 할 시간이다.
내가 만들고 있는 디저트는 두바이 ’쫀득’ 쿠키이다.
결과물로 두바이 ’딱딱’ 쿠키가 나오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쫀득한 쫀득 쿠키를 위해 그 간 주워 들었던 정보를 머리 속에서 열심히 매칭하기 시작했다.
- 바베큐용 마시멜로는 일반 마시멜로보다 겉면에 전분이 많다
- 크기가 커서 녹는데 오래 걸린다
- 탈지분유는 풍미를 높임과 동시에 수분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그럼 버터 양 많이 하고 탈지 분유는 조금만 넣으면 되는 거 아닌가?“
1차원적인 결론에 도달했다. 나는 베이킹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았기에 내릴 수 있는 최선의 결론이었다.
추진력이 장점이자 단점인 나는 바로 시행했다. 물론 이번에는 실패하고 싶지 않아 계량을 착실히 했다.
- 무염버터 50그램, 바베큐용 마시멜로 150그램, 탈지분유 15그램, 카카오 파우더 30그램
이제 버터를 녹인 후, 인내심을 가지고 마시멜로를 녹인 다음 가루류를 넣고 섞기만 하면 된다.
한국인이 가장 싫어하는 속도로 마시멜로를 녹인 후 가루류를 다 섞고 나니 그럴싸한 질감이 나왔다.
’성공인가?‘라는 말은 속으로만 한 채, 불 위에서 고생한 마시멜로 반죽에게도 냉장고에서 휴식을 취할 시간을 주었다.
바베큐 마시멜로를 사용한 두바이 쫀득 쿠키 결과물
30분 정도 지난 후,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마시멜로 반죽을 꺼내 늘려보았다.
결과는 꽤나 성공적이었다.
나의 야매 지식이 통한 것인지, 초심자의 행운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성공했다는 사실이 중요하지 않나.
신이 난 나는 당장 속재료와 마시멜로를 감싸 단숨에 두바이 쫀득 쿠키 12개를 만들었다.

원래 내가 만든 디저트를 안 먹는 나지만, 이번에는 두바이 쫀득 쿠키의 명성이 너무 궁금해서 시식의 영광을 누렸다.
”맛있다!!“ 쫀득 쿠키의 이름값을 하는 맛과 식감이었다.
이 레시피를 따라하는 사람이 있을 지 모르겠지만, 혹시나하는 마음에 주의사항을 남겨본다.
- 불은 무조건 약불로 할 것. 과장을 좀 보태서 재채기하면 꺼질 것 같은 불세기에서 했다.
- 탈지분유는 불을 끄고 넣을 것. 정확한 원리를 설명할 수 없지만 잔열에서도 충분히 녹는다.
- 두바이 쫀득 쿠키는 되도록 돈 주고 사먹을 것. 너무 힘들다.
완성 된 두바이 쫀득 쿠키는 엄마에게 택배로 보내주었고,
너무 만족한 나의 VIP고객은 재주문과 함께 재료비 6만원을 보내주었다는 후일담이 전해진다.
이 글이 나처럼 두바이 쫀득 쿠키를 처음 만들어보는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