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맛이 무섭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제일 먼저 손대고 싶었던 게 배달음식이었다.
솔직히 술보다 더 무서운 게 배달음식인 것 같다.
너무 쉽고, 너무 맛있고, 너무 늦은 시간에도 시켜 먹을 수 있으니까.
우리들이야말로 배달의 민족 아니겠는가.
그래서 나랑 남편이 처음에 정한 규칙은 굉장히 단순했다.
“집에 가면 아예 안 먹기.”
애매하게 조금 먹다가 결국 다먹는 게 제일 문제라서
차라리 배달음식을 깔끔하게 끊어보자는 생각이었다.
장사는 핑계고?
문제는 우리의 생활 패턴이었다.
우리는 장사를 하고 있어서 퇴근 시간이 늘 늦다.
보통 퇴근하면 저녁 8시 넘는 건 기본이고,
퇴근하고 운동까지 하고 집에 가면
집 도착 시간이 밤 11시쯤 되는 날도 많다.
이 상태에서 “집 가서 안 먹기”를 하려니까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다.
몸은 일하느라 지쳐있고, 입은 고단한 하루의 보상을 바란다.
이성도 믿을 수 없다. 집가는 길에 치킨 냄새라도 맡는 순간 없어져 버리니.
집에 가면 냉장고도 있고 배달 앱도 있는데
그걸 참고 그냥 씻고 자는 게 진짜 고역이었다.
게다가 장사하다 보니까
남들 밥 먹는 시간에 밥을 잘 못 먹는다.
점심 피크, 저녁 피크 다 지나고 나서
애매하게 오후 2~3시쯤 첫 끼를 먹는 날이 많았다.
오히려 좋아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강제 1일 1식이 돼버렸다.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하루에 제대로 먹는 시간이 그때밖에 없었다.
처음엔 “이게 맞나?” 싶었다.
배는 고프고, 밤 되면 계속 뭐가 먹고 싶고,
죄수들도 밥은 꼬박꼬박 주는데 내가 뭘 잘못해서 밥을 못먹나 서럽기도 했다.
그래도 신기하게 며칠 지나니까
몸이 조금 적응하는 느낌이 들었다.
늦은 시간에 배달음식을 안 먹으니까
다음 날 아침에 속도 덜 더부룩했고,
배달음식 생각도 조금씩 줄어들었다.
물론 완벽하진 않다.
참다가 너무 힘든 날 (집에 오다가 치킨냄새 맡은 날)은
“오늘은 그냥 먹자” 하고 먹은 날도 있다.
근데 예전이랑 다른 점은
그걸 며칠씩 이어서 망치지 않는다는 거다.
예전에는 한 번 무너지면
“어차피 망했으니까” 모드로 갔는데,
지금은 하루 먹었으면
다음 날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려고 한다.
아직 이 방법이 정답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건
아무 생각 없이 배달 앱 켜던 예전보다는
지금이 훨씬 덜 먹고, 덜 후회한다는 점이다.
장사하면서 다이어트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도 느끼는 중이다.
생활 리듬 자체가 남들이랑 다르니까
다이어트 방법도 똑같이 따라 하기 어렵다.
그래서 요즘은
“완벽하게 하자”보다는
우리 생활에 맞게 최대한 덜 망치는 방향으로 가보려고 한다.
이게 장사하는 사람에게는
제일 현실적인 다이어트 방법인 것 같다.
모든 다이어터들 진짜 화이팅이다!!!